파리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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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정 자녀 입장의 후기

 

 

저는일단 부모님이 고등학교때인가 중학교때 이혼했습니다. 제가 부모님의 이혼시기를 잘 모르는 이유는 부모님이 이혼한 후에도 가족들이 일정기간 함께 살았고, 이후에 되서야 부모님이 이혼했다고 말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도 가족의 분위기라는것이 저는 부모님이 이혼했다는것을 눈치는 챘어요. 이전부터 이혼한다는 말이 많았고, 

어느 순간부터 집안을 도는 정적을 생각하면 이들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알아차릴수밖이 없었거든요.

 

이제 성인이 되었고, 결혼도 했죠. 저는 부모님의 이혼을 탓하지 않아요. 

요즘 세상에 이혼이 별건가요? 더 행복하기 위해서 할 수 있어요. 굳이 엉망진창 관계를 이어갈 수 없어요. 

저는 거기에는 도덕적으로 판단할 권리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혼 가정의 자녀로서, 이혼을 생각하는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한번 생각해봤어요. 

 

 

 

1. 아이는 바보가 아니다. 

결정시 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면 아이한테 말해주세요. 아이에게 비밀로 하다가 나중에 이삼년 지나서 뿅 하고 말하지 마시라고요. 그 분위기, 그 정적 아이는 다 알아요. 그 사이 눈치보는 아이, 불안한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어요. 아이의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십대의 아이의 경우 사실대로 말해주세요. 당신들의 내밀한 부부사이를 말하는게 아니고요,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저같은 경우 부모님의 이혼과 이사등등이 그냥 통보식으로 이루어졌어요. 물론 어린 제게 어떤 결정권을 달라는 말이 아니에요. 다만,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충격이 덜 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이런 결정을 했어. 앞으로 어떻게 될 예정이야. 이렇게 미리 방향만 알아도 덜 혼란스러울것 같거든요. 만약 부부사이에서 아이를 어떻게 케어할지, 어떤 식으로 만날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그것도 거짓없이 말해주는게 좋아요. 

 

2. 부모 욕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이혼한다고 해서 아이의 어머니가, 아버지가 달라지는건 아니에요. 그들은 여전히 부모입니다. 만나지 않을지 모른다고 해도 부모는 부모에요. 내 정체성의 일부란 말입니다. 욕하지 마세요. 듣는 내 자존심이 상해요. 듣고 싶지 않아요. 당신의 친구, 당신측의 가족으로부터도 내게 내 다른 부모의 욕을 하지 말라고 누누히 일러두세요. 당신을 동정해 달라고 상대를 욕해봤자, 나는 상대가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녀와 상담해야 할 경우 최대한 감정은 자제해 주세요. 부탁입니다. 

그리고 동정받으려고 구구절절 자기비관하지 마세요. 듣는거 고역입니다. 참으세요. 당신이 어른이라면 참아주세요. 다른 사람한테 푸념하시라고요. 자녀들은 듣는다고 알고 듣지 않는다고 모르지 않아요. 이미 알아요. 하지만 당신 입에서 굳이 듣고 싶진 않아요. 누가 더 괴로운지 시합하진 맙시다. 

 

 

3. 아이와 억지로라도 보낼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어렸을때 가족의 불화를 겪은 사람으로서, 그 관계의 불완전함이 주는 불안은 아주 커요. 우리가 비록 함께 살진 않지만 그것이 관계의 절단은 아니라는것을 확신시켜주세요.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부모끼리의 관계가 자녀에게 영향이 안간다는것을 확실히 알려주세요. 

 

 

4. 맨날 싸우고 소리지를 바엔 제발 이혼해 주세요.

옛날 사람의 경우, 이혼하면 아이 혼삿길 망친다던가 애가 학교에서 놀림받을까봐 이혼을 안했어요. 요즘도 그러나요? 그건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부모님이 이혼하고 나서 훨씬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집에 가면 싸우고, 이불 머리에 뒤집어 쓰고 그림 그리고 그랬단 기억이 나네요. 부모가 싸우면 아이는 전쟁을 겪는 것 같은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하죠.  이 싸움이 계속 될것 같으면 이혼하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5.싸우는 모습 보여주지 마세요. 

이건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 싸움은 웬만하면 밖에서 하세요. 집에서는 아무 말안해도 긴장되고 괴로워요, 

제발 당신들 일은 좀 알아서 해결해주세요... 물론 힘들겠지요 괴롭겠지요.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입니다. 세상이 쪼개진다는 사실만으로도 괴로운데 그 모습을 보는것은 더욱 괴로워요.

 

6.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는 이혼하기 전에 너무 많은 걱정, 죄책감을 느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부모님이 이혼한 후에 더 좋았고, 그때부터는 부모님을 인간으로 받아들이려고 애썼어요. 부모님도 열심히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요. 물론 괴로웠습니다만 하루 빨리 이혼하고 차라리 제 마음의 안정을 찾은게 도움이 되었던것 같아요. 세상에 이혼한 가족 정말 많아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의외로 강해서 잘 견뎌내요. 인생을 배우는 것일수도 있어요. 부모님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 이혼 가정의 자녀로서의 삶

저는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주변에 다른 친구들도 있었고, 나름의 유대도 있었고, 그 시기에 형제끼리 돈독해지기도 했고요. 연애나 결혼생활을 하는데 어렵지 않냐 걱정할수도 있는데 남편과 저 둘다 부모님이 이혼했지만 우리는 잘 살아요. 굳이 그들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 이런 생각도 없어요. 누구든 마음이 안맞으면 헤어질수 있고 마음이 맞으면 잘 사는거에요.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특이하게도 이혼후에도 생일이나 어버이날이나 명절이나 가족들끼리 다 같이 만나 식사하곤 해요. 만나면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기억이 있는게 제겐 좋아요. 부모님이 서로 얼굴붉히지 않으려고 하는것도 감사하고요. 어쨌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서로서로에게 잘 사는 모습,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것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볼모로 상처를 주면 안되니까요. 

 

어쨌든, 이혼 가정 자녀의 기분이 궁금한 부모님들, 혹시 이글을 보신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자식들이 의외로 강하다는 것 믿어주시고, 

행복해지세요. 당신들 행복한 모습 보는게 자식들에게는 약이고 힘이 됩니다!  

이만, 개인적인 소감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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